Verb, Reverb / 반향하는 동사들 (2021)
Satellite Project: The Poseidon Adventur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Seoul, South Korea
Curated by Shinjae Kim
Artists: Eunhee Lee, Jiyeon Kim-Gangil Yi

photo credit: 김경태 Kyoungtae Kim


팬데믹으로 이동과 교류가 가로막히면서 우리의 일상 역시 멈추거나 느려지고, 우회하는 데에 익숙해졌다. 이러한 사태의 지속은 일부 기술 발전을 가속화하기도 했지만, 우리가 손상(impairment)과 장애(disability), 질병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사실과 함께 ‘정상적’인 삶이란 실은 얼마나 취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것인지 재차 돌아보게 했다. 이 프로젝트는 위기가 상기한 ‘결함’에 반향하여 신체와 감각, 행위의 정상성과 비정상성을 둘러싼 여러 프레임과 질문들을 살핀다.

이은희의 <디딤기와 흔듦기 Stance phase, Swing phase>(2021)는 재활기술을 둘러싼 의료산업에 주목해 인간의 신체와 기계, 기술과 노동 사이의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들여다본다. 제목에 사용된 ‘디딤기’와 ‘흔듦기’는 정상적인 보행 동작을 세분화한 신체 운동학 용어이다. 우리가 걸을 때 한쪽 발이 지면을 디뎌 체중을 지지하면(디딤기), 다른 쪽 발이 공중에 떠서 나아간다(흔듦기). 두 발이 번갈아 가며 전진하는 것처럼 인간과 기계는 때로 결합하고 서로 지지하며, 기계와 노동 역시 상호보완적이고도 순환적인 관계를 맺는다. 영상은 웨어러블 로봇과 최첨단 의족, VR을 활용한 재활훈련장 등을 비추며 과학과 기술이 장애의 극복과 자립을 강조할 때 신체를 비장애중심의 이데올로기에 편입시키는 것은 아닌지 질문하는 한편, 노동과 기술이 교차하는 물리적이고 정치적인 공간으로서의 신체-기계를 환기한다.

김지연·이강일의 <리스닝 세션: 크게 듣기 Listening Session: Listen Loudly>(2021)는 '리스닝 세션’이라는 형식을 전유해, 듣기에 있어 청자로서의 위치와 행위 능력을 재설정해보기를 제안한다. 이때 ‘듣기’란 소리와 듣는 이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능동적인 실천에 가깝다. 또한 인간의 청력이 비가청 주파수 대역의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처럼, 생태적으로 동거해온 존재와 소수자들의 소리를 배경에 위치시키는 선택적 조정이 끊임없이 이뤄지는 데 대해 재고하는 일이기도 하다. ‘리스닝 세션’은 소리와 듣기를 다시 정의하면서 들리는 것(to hear)과 듣는 것(to listen)의 차이를 감각하게 한다. 어떤 소리는 때로 비가청 영역을 뚫고 들려오는데, 이때 듣기는 능동성을 넘어 액티비즘의 가능성과 공명한다.
-김신재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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